화순군립석봉미술관을 화순군립최상준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조례 개정안이 산업·건설위원회 상임위에서 13일 통과됐다.

이를 두고 일부 뜻 있는 지역원로들과 문화예술분야의 전문가들이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21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술관 명칭 변경에 대한 반대측 여론을 종합해 보면,
개인의 이름을 화순군립미술관 명칭으로 사용하려는 것은 화순군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개인의 이름으로 명칭을 사용할 경우 화순군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은, 그 분야의 대가들이 작고 후 평가를 마친 다음 붙이는 것이 통례라고 한다. 예술인이 아닌 데다 생존해 있는 기업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향후 그 개인에 대한 평가에 문제가 발생 시 화순군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므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증자에 대한 예우는 미술관 전시실 중 한 곳을 기증자의 이름으로 하여 기증한 소장작품을 상시 전시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군비를 들여 운영하고 있는 군립미술관인 만큼 명칭 변경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기 전, 문화예술단체와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거쳤어야 하는데 단 한 번도 없었고, 석봉미술관운영위원회가 있는데도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순예총 장여환 회장은 “작가가 아닌 분을 작품을 기증했다고 그 이름을 미술관 명칭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다. 오는 20일 화순예총 회장단을 소집 후 화순군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만날 것이며 화순군청으로 항의 방문을 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화순군 관계자는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을 사비 30억원을 들여 건축 후 소장품 254점과 함께 화순군에 기증한 최상준 회장과 다른 지역 미술관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한 석봉미술관 개관 후 지금까지 5년 동안 운영에 대한 일체의 간섭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또한 매년 장학금 등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화순군에 내놓고 있다. 기부문화 확산 차원에서라도 최상준 회장의 뜻을 받아들여 명칭 변경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기업인의 이름을 미술관 명칭으로 사용한 사례를 보면 광주시립하정웅미술관,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남원군립김병종미술관, 무안오승우미술관 등이 있는데, 이름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논란이 심했다. 특히 광주시립하정웅미술관의 명칭 변경 시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 재임시절이었는데 공청회 한 번 없이 진행돼 시민들의 반발과 항의가 거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